안양 200k 브레베 후기
원문 보기 · 네이버 블로그올해 큰 상반기 계획은 사실 설악 그란폰도 였어요.
국내 폰도 대회 중에 가장 높은 난이도의 대회라서 준비를 이것저것 했는데
설악이 날아갔네...
아무튼 200km가 넘는 총 주행거리에 적응하는 가장 좋은 방법 =
200km를 타본다 이기 때문에
그래서 브레베에 도전해 보기로 합니다.
여기서 브레베란?
'란도너'는 200㎞ 에서 1200 ㎞ 사이, 혹은 그 이상의 장거리를 외부 도움 없이 순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달리는 사이클리스트를 뜻합니다. '란도너링(또는 브레베)'은 레이싱 또는 경쟁 시합이 아닙니다. 란도너 개개인은 스스로의 힘만으로 여행을 해야 합니다. 완주는 개인별 성취며, 완주 시간으로 순위를 매기지 않습니다. 란도너링은 프랑스에서 시작되었으며 매 4년마다 8월에 1200 ㎞의 '파리-브레스트-파리 (PBP)'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세계에서 란도너들이 모여듭니다.
한국 란도너스 정규 브레베 설명
뭔가 굉장히 고인물들의 컨텐츠 라고 생각해서 한번쯤? 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가
올 해 안양에서 출발하는 안양 200k가 신설되었길래 냅다 신청해 봤습니다.
얼레벌레 다행히 같이 탈 수 있는 4인조 팩이 구성되었어요.
미리 얘기하지만 진짜 이 팩 없었으면 나는 울면서 집에 갔다 진짜로
장거리 라이딩에 앞서 토요일 새벽 출발이었기에, 목요일 부터 카보로딩을 시작하도록 합니다.
카보로딩은 그냥 뭐 근육에 쓸 에너지 미리 저장해둔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목표는 사진에 있는걸 다 먹는거였는데, 파스타 면하고 베이글은 좀 남겼고... 나머지는 어떻게 다 먹긴 했음 ;;

러닝하는 사람들 막 레디샷 찍길래
나도 찍어보고싶어서 준비 했는데
이건 레디샷이 아니라 뭔 사건현장 사진같은디 ...

체크인 시간이 5시 30분부터 였고, 출발가능시간이 6시부터였기 때문에 일찍 출발합니다.
4시에 일어나 남은 빵과 바나나를 챙겨먹고 4시 50분 출발

그렇게 첫 하오고개를 넘습니다.
하오고개까지는 공도를 통해 진입해도 되지만, 너무 어두워서 그냥 탄천쪽으로 돌아서 갔어요.
이날 날씨가 -2도 ~ 17도 였는데, 너무 무겁게 입으면 해가 뜨고 나서 퍼질 것 같아 얇게 입었더니
손발이 너무 시려웠어요..
살면서 이렇게 추웠던 라이딩이 없었음... 손은 굳어서 제동도 잘 안되고
발은 시립다 못해 저려서 이거 괜찮은건가 싶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이날 같이 해준 팩 인원들
어쩌다 보니 2비앙키 2에스웍스 조합이 되었네요
나만 기함아니야 아
준비해 온 면책동의서를 제출하고, 안전검사 및 검차를 완료합니다.
브레베는 긴 거리 탓에 공도를 필연적으로 겸해서 라이딩 하기 때문에 안전대책이 든든해야 해요.
반사조끼 또는 반사 밴드(엑스반도), 후미등 2개, 전조등 1개, 양 발목 반사띠가 필수입니다.
저는 복장에 가장 저항을 덜 주도록 반사 밴드를 타이트하게 조여서 맸고,
아내의 귀여운 하트 후미등 하나를 빌렸어요.
발목 반사띠는 다이소에서 사 왔는데, 사이즈가 크고 조일수가 없어서 라이딩 내내 힘들었어요.
조일 수 있는 반사띠를 준비하는게 좋겠더라고요.

팀원들 다 손이 얼어서 출발전에 세나 세팅이 안되더라고요 ㅋㅋㅋ 저러고 대충 출발함
이거때문에 좀 늦어져서 체크인하고 30분이 지나서야 출발 준비 완료..

다행히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가 떠서 시야는 아주 좋았어요.
빌려온 아내의 후미등 아주 귀엽죠?
같이 출발한 랜도너분들과 함께 하오고개까지 같이 갔어요. 초반이라 길 헤멜 일은 없었지만
같이 출발하니 좋더라고요 ㅋㅋ

그렇게 두 번째 하오고개를 넘습니다.. 이번에는 안양에서 판교 방향으로!
이쪽 방향으로는 처음 넘어 보는데, 판교쪽보다 급경사가 많아서 쉽지 않더라고요.
저 앞에 가는 사람은 저희 팩인데요...
춥다고 여기서부터 저렇게 쏴 버리네...

팀원분이 찍어주신 나
열심히 쫓아는갔음....
이날 한강에 마라톤이 예정되어 있어서, 9시 전에는 해당 구간을 벗어나는게 목표였거든요.
그래서 출발 전에 광나루 공원 까지만 속도 살짝 올리자고 했는데
그게 40으로 땡기라는 소리가 아니였는데!!!
저 앞선 멤버가 아주 빠르게 당겨버리는 덕분에 빠르게 한강 구간을 스킵할 수 있었습니다.....

너무너무 추워서 잠깐 쉴 생각도 없고 체크포인트들도 사진만 찍고 빨리빨리 넘어갔어요...
해가 살짝 떠서 따수워 질 때 쯤 첫 보급을 하기로 했습니다.
피아노 폭포 체크포인트를 지나 편의점에서 첫 보급

삼김하나, 크림빵하나, 아메리카노를 밀어넣고 바로 출발!
오늘 오후에 일정 있는 분들도 있고, 다들 빠르게 귀가를 원하셨기 때문에 따로 식사 없이
편의점에서만 보급하기로 했어요.
남양주 피아노폭포 지나서, 수목원 체크포인트, 행주산성 이렇게 3번 보급했고,
따로 신경쓰지는 않고 그냥 먹고싶은거 가능한 많이 먹으려고 노력했습니다 ㅋㅋ
따로 식사를 하지 않아서 결과적으로는 금방 돌아오긴 했지만
행주쪽에서 고기구워드시는 랜도너들은 좀 부럽더라고요 ㅋㅋㅋ

갑자기 무슨 수신호 중이었는지는 모르겠음 ㅋㅋ
200km 이상 타 보는건 처음이기도 했고
멤버들 대부분이 장거리 잘 타시는 분들이라 100km 넘어가서는 로테도 못받고 따라가느라 바빴네요

가능한 로테를 받아서 끌어보려고 했는데 솔직히 다 합해도 1/4는 못 끈거 같아요.
장거리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150km 넘어가니까 200w 이상 전혀 낼 수가 없더라고요.

사진찍을 힘도 없었음... 멤버분들이 찍어주신 사진만 많아요
코스는 꽤 익숙한 길들이 많이 나왔어요.
서울 북부를 다녔다면 흔하게 가볼 수 있었던 가오리 코스라던지
장화 코스, 송추cc 코스, 수목원 까지
각종 서울 코스들을 엮어놓은 느낌이라 익숙한 길을 많이 만났습니다 ㅋㅋ
수목원 길 정말 예쁘고 좋았어요. 차가 넘 많아서 힘들긴 했지만...

행주에서 안양천으로 넘어오는 길은 정말 고통스러웠어요....
엉덩이도 너무 아프고, 무릎 인대는 양쪽 다 아파와서 힘을 줄 수도 없고
진짜 뒤에서 끌려가면서 안양천에서는 곧 끝난다 조금만 버티면 된다.. 하면서 왔네요.
진짜 같이 탄 분들 없었으면 훨씬 오래 걸렸을거에요.

그렇게 완주를 했습니다!
총 시간 9시간 13분!
출발만 제대로 했어도 9언더였을텐데 ㅋㅋㅋㅋ
아쉽지만 기록을 경쟁하는 레이스가 아니니까
잠깐 커피 마시고 멤버들과 헤어져서 홀로 다시 복귀를 하기로 합니다

그렇게 맞이한 세 번째 하오고개...
가민에 업힐 시작 뜨는게 왜 그렇게 밉던지
진짜 기어서집에옴...


첫 랜도너링이라 걱정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좋은 팩 잘 꾸려서 완주할 수 있었어요.
사실 후반에는 내가 다시는 랜도너링 한다고 하나봐라 ㅋㅋ 했는데
벌써 미화 다 됐나봄... 여기서 50만 더 타면 300이네
300 도 한번 해볼까? 싶은 마음이 드네요.
아 재밌었다~
설악 없어졌어도 타보길 잘했다~